거문도 문장가 겸 학자이자 거문도의 교육기관이었던 장재의 제4대 훈장 김순태의 무덤이다.
서당포에 있던 옛 장재서당터 위 언덕에 이 무덤이 아직도 이렇게 있다.
오늘날 거문도라는 말을 있게 한 사람의 무덤이 참 아름답다.
1854년 4월 2일. 러시아 푸차친 제독이 거느린 함대 4척이 거문도에 들어와 11일 동안 거문도항구에 정박하고 개항을 요구했다.
한국 역사상 맨 처음으로 일어난 개항요구 관련 사건이었다.
러시아 해군은 거문도 항구에 들어와 닻을 내린 뒤 이 항구의 아름다움에 감탄을 하며 물 속으로 뛰어들어 수영을 시작했다. 해군들은 보트를 타고 아름다운 섬마을로 달려갔다 그들은 거문도에서 가장 아름답고 가장 큰 섬으로 양반들만 모여사는 서도 장촌 마을에 상륙했다. 4월 4일. 이 마을에 사는 거문도 주민 100여 명이 프리게이트함으로 배를 타고 쫓아와 함대에 올라갔다.
이 때 이 마을 유지 오륙 명도 쫓아와 함대 위에 올라갔다.
마침내 거문도 주민대표와 러시아 제독과의 사이에 필담이 시작됐다.
거문도에서 가장 나이 많고 존중을 받던 거문도 천석지기 양반출신 56세 김지옥이 첫 질문을 시작했다.
"너희놈들은 어느쪽에서 온 야만인들인가?. 북쪽인가? 남쪽인가?"
이 첫 질문에 러시아제독 푸차친의 간담이 서늘했다.
이 질문자 거문도 주민대표가 바로 김이해 즉 김윤해의 증손이었다. 김이해 즉 김윤해는
1739년 17세에 조선국 정식문과에 급제 한 뒤 이 해 6월 10일날 17세의 나이로 전라도 흥양현감에 임명을 받고 부임했다가 백성을 어버이처럼 받들고 모시라는 유교성전 논어 맹자의 교과서의 가르침대로 백성을 다스렸다.
3년이란 흥양현감 임기가 다되가던 시점인 1741년이었다. 조선 조정에 흥양현감 젊은 놈이 백성을 등쳐 재물을 모은다는 탄핵상소가 올라왔다. 3년전이었다. 흥양현감으로만 내 보내면 그런 상소가 올라온 까달에 영조는 일부러 이제 갓 문과에 급제한 부유한 공신의 자손인 김이해 즉 김운해를 현감으로 내보냈던 것이다. 바로 그 전임자를 그렇게 탄핵하는 탄핵상소를 받고 그 자리에 애숭이를 내보내 3년 남짓 잠잠하자 자신의 정치철학에 위안을 느꼈다. 영조는 자신이 보아도 정치에 천재였다. 아니후대의 역사가가 자신을 어떻게 평가할지 모르지만 분명 자신이 보아도 요순 다음 가는 성군이었다. 문과에 급제한 선비들은 짧으면 육칠 년 길게는 십년 정도 왕의 옆에서 보좌하게 한 뒤 그것도 삼사십대 나이에 현감에 내 보내는 게 관례였다. 상소가 올라오자 영조는 깜짝놀랐다. 영조는 즉시 흥양현감 김윤해의 재산을 몰수하고 그가 다스렸던 거문도 거친 섬으로 귀양을 보냈다. 그런 뒤 국가 기록에서 그의 이름을 모두 삭제했다. 이제 스무 살 젊은 청년을 조선국 역사는 영원히 잊고 지어버린 것이다.
그러나 거문도 장촌유물보관소 벽에 거린 교지가 바로 1739년 6월 10일 영조가 그를 흥양현감으로 내려보내면서 준 임명장이다.
이렇게 해서 이 청년이 1741년 20세의 나이로 거문도로 귀양을 오게 됐고 귀양을 온 이 청년은 처음 몇 달 동안은 억울하고 분하며 영조임금이 원망스러워 섬마을 산하를 뛰어다니며 수평선을 향해 울며 고래고래 고함을 질렀다. 청년의 이 처절한 분로는 수평선은 삼켜버리고 청년은 제풀에 제가 죽였다. 청년은 북쪽 수평선에 시선을 박아두고 자신의 귀양을 풀기 위해 수평선에 나타날 왕명을 실고 달려올 배만을 기다렸다. 그러던 어느날 그는 자신이 귀양을 살던 서도 북쪽 해변 옹달샘으로 소에 물을 먹이로 오는 섬마을 아이에게 다가가 물었다.
"이름이 무엇이나?"
"개똥이옵니다."
"이름을 쓸 줄 아느나?"
"모르옵니다.
"내게 글을 배우겠느냐?"
소치는 아이는 김이해의 얼굴을 바라보며 동백꽃처럼 웃었다.
이렇게 해서 김이해는 소치는 어린 아이를 안고 글을 가르쳤다. 그러다 섬마을 아이들이 몰려오자 지금의 서당포 옹달샘 옆에 서당을 열고 학생들을 가르쳤다. 이렇게 전 흥양현감에게 글을 배운 아이들이 자라서 돛대를 달고 울릉도 독도를 개척하고 중국과 일본본토와 유구국 오카나와까지 드나들며 해상무역을 했다. 그리고 대를 이어 현감의 장자가 훈장을 하며 거문도의 문명을 이어왔다.
러시아 제독과의 필담에 나선 거문도 촌장 김지옥의 말을 그의 아들로
거문도교육기관 장재의 훈장직에 있었던 26세 김순태가 받아 적었다.
러시아 사람들과 중국 통역은 이 젊은 사람이 휘갈기는 글씨에 놀랐다. 이 젊은 훈장이 쓰는 글씨는 미처 사람의 눈길이 따라 갈 수 없었다. 글씨를 쓰는 모습은 새가 나는 것처럼 빠르고 아름다웠다. 그런데 이 청년의 얼굴에 죽은깨가 많이 있었다고 러시아 문관은 일기에 썼다.
1885년 영국이 거문도를 불법점령했을 때 그 진상을 조사하고 정세를 살피기 위해 청나라 북양수사 정여창이 철갑선 호용호 양위호 2척을 몰고 음력 4월 3일 새벽에 거문도에 도착해 조선의 천석지기 만석지기 이 김순태의 집을 방문해 점심접대를 받았다. 김순태와 김순태의 아들 서당 장재 훈장 김상연이 예를 갖추어 이 사신을 맞았다. 이 부자는 문장가이자 학자였으며 전현직 이 장재의 훈장이었다.
정여창은 김순태의 사랑채에서 점심을 먹고 거문도 항구가 내려다 보이는 바닷가 김순태의 후원에 세워진 정자로 올라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진주보다 더 아름다운 거문도 항구를 바라보며 세 사람이 필담을 나누었다.
정여창은 이 부자의 문명에 놀라고 이 집안 서재에 있었던 죽은 김순태의 계부 김석재의 저서를 읽으며 김석재의 문장과 학식에 또다시 놀랐다.
정여창은 자신의 상관이었던 북양대신 이홍장이 거문도 사건이 나자 자기를 통해 고종에게 보냈던 비밀편지에 이 섬이 거문도라고 밝힌 이유를 비로소 알았다.
거문도라는 말은 이 집안의 학자이자 문장가이며 훈장이었던 6명의 직계자손들을 기리기 위해 불려졌던 것이다.
귀순용사 김용규의 자서전 '시효인간'에 따르면 북한 김일성은 거문도 이 김씨 집안을 가장 숭모한 나머지 이 집안에 통일혁명당을 세우려 했다. 김일성은 1972년에 남북조절위원회를 시작하면서 모든 대남공작을 중단하면서 이 집안에만 집중해서 간첩들을 내려 보냈다. 이른바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고 모든 신문을 도배했던 거문도 고정간첩단 사건이다.
1970년대 거문도 간첩단 사건으로 집안은 깨어지고 자손들은 뿔뿔히 흩어져 사라졌다.
앞서 밝힌 김용규의 자서전에 이 집안의 이야기가 나온다.
이 '시효인간'이란 책은 1977년에 동아일보에 연재됐고 1981년에 KBS 텔레비전에 저녁 7시 30분부터 '시효인간'이란 이름으로 드라마 됐다. 이 이야기는 역시 KBS라디오를 통해 1979년 '거문도'라는 이름으로 연속극화됐다.
각설하고...
거문도 사람들은 이 집안의 은혜로 글을 배우고 흉년에는 생명을 구했다.
이 집안의 자손들은 200년 동안 대를 이어 마치 종교인처럼 성직자처럼 섬사람에게 글을 가르치고 그들을 가난과 기아로부터 해방시켰다.
이 집안을 기념하기 위해 청나라나 일본사람들은 삼도라는 이 섬을 지도에 거문도라 표기하고 불렀다.
2018년에 거문도에 가서보니 이 자손들은 거문도에 단 한 명도 없었고 거문도 사람들은 자신들에게 글을 가르치고 가난과 기아로부터 자신들을 해방시켰던 이 선생들을 땅에 묻고 없었다.
그리고 이들의 족보까지 조작해 이들의 조상이 아닌 만회 김양록을 이들의 조상이라며 사당을 짓고 제사를 지내고 있었다.
거문도 사람들은 옛날 그 아름답고 거룩했던 문장가와 학자와 훈장들을 기리기 위한다며 서산사라는 사당을 짓고 제사를 드린다며 국민의 혈세를 가져다 사당을 지었다.
이 사당 어디에도 이 섬에 귀양을 와서 서당을 열었던 김윤해 김석재 김순태 김상연 김ㅇ현의 이름은 없었다.
한마디로 거문도는 지금 사람이 살지 않기 때문이다.
거문도는 지금 무인도이다.
그렇지 않고서 어찌 그럴 수 있으라.
저 흙속에 파묻힌 문장가 학자 훈장들의 무덤들을 보라.
저 흙속에 파묻힌 저 무덤의 주인들은 평생을 저 섬서람의 문명과 섬사람의 기아로부터 해방을 위해 살았다.
거문도에는 아직 촌로가 있다.
그들은 아직도 문장네 훈장네 장재네 문장훈장네 장재네손자라는 말들을 기억한다.
거문도 말씨는 바닷지방이라 거칠다 그래서 그들은 장재를 짱째라 불렀다.
짱째문장네 짱째훈장네 짱째손자.
장이란 장촌 또는 장작리를 말한다. 어른이 사는 마을이라는 뜻이다. 재란 학교라는 뜻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