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혜(佳惠)라는 호를 쓰셨던 조선마지막 황태자 세자비 영친왕비
이방자(李方子) 여사의 초충도(草蟲圖) 입니다.
일본의 개나리꽃과 한국의 국화꽃이 지구를 상징하는 둥근 타원형의 땅 위에
피어 오르고 있습니다.
개나리꽃은 만개하고 국화꽃은 이제 꽃망울을 맺혔습니다.
만개한 봄의 꽃, 개나리꽃은 일본을 상징합니다.
이제 꽃망을 피운 가을의 꽃 국화는 가을을 맞이하려 합니다.
벌 두 마리가 만개한 개나리꽃을 향해 날아들고 있습니다.
이 꽃은 60년이나 70년대 경제부흥을 이룩했던 일본과
이제 피어 오른 한국이 어우려 잘 살아보자는 뜻이 담긴 화충도 입니다.
그림 상단 모서리가 액자에서 뜯어 내면서 조금 훼손됐으나
표구를 하면 아무 하자가 없겠습니다.
이 그림은 단아하면서 얼핏보면 유치원생의 그림처럼 단조롭습니다.
그러나 이 그림의 저변에는 평생을 불우한 한국민을 위해 희생했던 이방자 여사의
사상이 잘 담겨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