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4년 11월 17일, 우정국 개소식에 죽음을 당했다가 뒷날 조선국 영의정으로 추증된 민영목
선생(1826-1884)이 1875년 조선 고종국왕 둘째아들 순종의 세자책봉 때 올린 축하 시입니다.
이 분이 순종이 세자때 맞이한 첫번째 세자빈의 친정아버지이기도 하지요....
조선의 민씨집안을 대표하는 정신적인 지주였으며 명성황후 생존시 조선 권력의 제1인자였습니다.
역사를 거슬려 올라가 보면 고종과 명성황후사이에는 장남이 있었으나 이 장남은 태어나면서
항문이 없어 태어난 3일 만에 죽었습니다.
그리고 둘째아들 순종이 태어났습니다.
그러나 순종이 태어나기 전에 고종과 장씨 궁녀와의 사이에 순안군이란 왕자가 태어나 있었
습니다.
흥선대원군은 순종의 배다른 형(이복형)인 이 순안군을 원자로 책봉하려 했습니다.
명성황후는 조선에 주재하고 있는 청나라공사 원세계와 청나라 북양대신 리홍장 등에게
뇌물을 주어 청나라 황제로부터 원자책봉 승습을 받고 순종을 원자로 책봉시킵니다.
때는 1875년 순종이 2살 때 입니다.
이러고도 불안을 느낀 명성황후는 이 아들을 세자로 책봉시키기 위한 뒷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벼슬을 팔기 시작했고 이 돈도 부족해 일본으로부터 8만원이라는 차관을 빌려와 다시
청나라에 엄청난 뇌물을 주어 순종의 세자책봉을 중국 황제로부터 허락받았습니다.
때는 1875년 12월이었습니다.
마침내 명성황후는 나라의 벼슬을 팔고 외국차관을 빌려다가 자기 아들 순종의 왕세자책봉
기념 축하찬치를 벌이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나라를 팔아 벌인 축하잔치였습니다.
이 잔치에 엄청난 돈이 사용됐다고 합니다. 한반도에 나라가 선 뒤 이렇게 거창한 잔치가
벌어진 적은 없었습니다.
이 날 사용된 궁궐에 켯 촛불 값만 해도 오늘날 돈으로 환산하면 수십억원이었다고 합니다.
이 축하스런 왕세자의 책봉식....
이를 축하하기 위해 민영목 선생이 고종께 올린 축하시 경進입니다.
이 문서에 이 문서의 이름이 경진이라 돼 있습니다.
경진이란 세자의 책봉식, 임금즉위 등 나라의 경사스런 날에 임금이
기쁨마음을 글에 담아 신하들에게 내리면, 신하들이 공손하고 삼가히 글을 올려
하례드리는 글을 말합니다.
이 경진은 7언절구로 쓰여졌으며 그 글은 다음과 같습니다.
朝宗門外五雲開
鳳輦通宵親관回
恭識皇영如在上
洋洋應春海東來
閔泳穆 경進
이 글을 우리 글로 풀어보면 대략 다음같습니다..
조정사직 문 밖 다섯구름 감싸안고
임금 가마에 밤새 강림타가 돌아가시니
공순히 하늘 위에 황제님 계심을 알 때
파도가 춤추며 조선에 와 봄에 응대하나이다
민영목 경진
약간 어설픈 풀이입니다만 그런 뜻갑습니다. 이 경진은 초안 최후의 수정본입니다.
.........
문중에 나오는 다섯구름 즉 오운(五雲)은 용비어천가에 나오는 다섯마리 용 즉
五龍과 같은 뜻입니다.
황제는 7대 조상을 섬기며 제후는 5대 조상을 섬깁니다.
여기서 다섯구름이란 제후국왕인 고종의 5대 조상을 지칭합니다.
정조 순조 익종 헌종 철종대왕의 신위를 말합니다.
이 다섯 신위의 오룡이 무지갯빛 구름을 타고 사직문 밖에 밤새도록 조선국 국왕이 탄
가마를 에워 싸고 호위하며, 파도가 춤추며 조선에 와서 봄을 축하한다는 글입니다.
또 본문에 나오는 봉연(鳳輦)이란 제후국 국왕 즉 조선국 임금이 탄 가마 즉 연을
지칭합니다.
아주 멋들어지고 웅장한 시입니다.
이 시어들로 보아 고종임금의 즉위나 원자 또는 세자책봉을 축하하기 위해 올린 글임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 인터넷규장각 경매번호 5497을 검색하면 민영목 선생이 피살되기 직전에 쓴
간찰이 나오는데 그 간찰은 초서로 썼고 이 글은 정서로 썼습니다.
두 문서에 남긴 閔泳穆이라는 이름 글씨체가 동일합니다.
종이연대는 150년 정도 돼 보입니다.
선생이 1884년 우정국 낙성식 때 일어난 갑신정변으로 피살됐으므로
이 경지는 1884년 갑신정변이 이전에
고종임금에게 올린 축하글입니다.
종이는 하얀 고급종이로 두텨운 고급종이 입니다.
======== 閔泳穆 선생 약력 ===========
선생은 여흥민씨 명성황후 집안 사람으로 1826년에 태어났습니다.
자는 원경(遠卿), 1871년( 고종 8년) 문과에 급제, 이조판서와 판돈령부사를 지냈으며
1884년 10월 우정국 낙성식날 갑신정변이 일어날 때 민태호 등과 함께 김옥균 등에게
피살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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